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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어금니 건강하면 뇌 활동도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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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8-07-20 16:05 조회3,27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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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김철중의 의학속의 WHY

어금니 건강하면 뇌 활동도 활성화...씹지 못하는 그대 치매 두렵지 않나


1940년대 미국의 젊은이들은 지금의 우리처럼 군대에 가야 했다. 그러나 많은 수가 군대를 면제 받았다. 위·아래 맞물린 치아가 6개도 안 됐던 것이다. 치아 위생이 열악한 시대였다.

맞물린 치아가 적어 제대로 씹지 못하면 군대생활을 못 하는 '비정상인'으로 간주된다. 그런 규정은 지금의 군대에도 적용된다. 그렇다면 현대인의 치아는 어떤가. 젊은이들의 치아 사정은 개선됐지만 노년의 치아는 1940년대와 유사하다. 70세 이상 고령에서 위·아래 치아가 맞물린 경우는 4쌍 이하이며 그나마 대부분 송곳니뿐이다.

이는 오랜 육식 생활과 관련 있다. 과일과 고기는 씹는 법이 다르다. 맷돌 같은 동작이 치아를 마모시킨다. 채식시대 유인원 화석의 어금니는 날카롭다. 육식을 한 후 인류의 어금니가 납작하게 마모됐다. 강하게 씹다 보니 치아 표면이 닳아 없어지고 치아 속에 세균이 들어가 어금니를 잃게 됐다. 고기가 빚은 어금니의 비극이다.

어금니는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이는 맷돌처럼 씹는 동작의 장점을 보면 거꾸로 짐작할 수 있다. 우선 뇌혈류를 증가시킨다. 뇌가 활성화되면 기억력이 높아지고 학습 능력이 증가된다. 아침밥을 잘 챙겨 먹은 사람이 공부도 잘하고 근무 능력이 뛰어나다는 연구결과가 여기서 나온 것이다.

일본 기후의과대학 연구진은 젊은 쥐와 늙은 쥐, 어금니를 뺀 늙은 쥐를 대상으로 미로를 찾는 기억 테스트를 한 적이 있다. 젊은 쥐들은 어금니가 있든 없든 미로 속에 감추어진 표지를 기억해 찾아갔다. 완전한 치아를 가진 늙은 쥐들은 시간이 더 걸리긴 했지만 미로를 잘 찾았다.

어금니가 없는 늙은 쥐들은 미로 속을 방황하며 엉뚱한 길로 들어서기만 했다. 어금니 빠진 늙은 쥐들의 뇌를 자기공명영상(MRI)장치로 관찰한 결과 단기 기억을 저장하는 뇌 부위인 '해마'의 세포가 쇠퇴된 것을 발견했다. 이는 어금니가 없으면 치매에 잘 걸린다는 것과 연결된다. 의학 교과서도 맷돌처럼 씹는 기능 상실을 노인성 치매 위험요인으로 꼽는다.

원숭이에서 아래 치아를 모두 제거한 후 뇌의 변화를 본 실험에서는 치아 제거 후 5년이 지나면 얼굴의 신경과 근육조절을 담당하는 제5번 뇌신경이 가늘어진 것이 확인된다.

한 발로 얼마나 오래 서있을 수 있는가를 같은 나이의 씹을 수 있는 사람과 씹지 못하는 사람을 비교한 결과, '씹는 남자'는 평균 7초, 여자는 14초를 더 버티었다. 씹는 게 평형기능에도 도움을 준다는 얘기다.

요즘 치과에서는 어금니를 상실하면 임플란트를 권한다. 임플란트는 원래 치아의 씹는 기능을 95% 이상 대신한다. 한 개 박는 비용이 100만~250만원, 고가인 것이 흠이다. 나이 들어 잘 씹고 잘 살려면 젊었을 때부터 치아를 잘 관리하거나 이 악물고 돈 벌어놓는 수밖에 없다.

의학전문기자·의사
(출처: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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